독서, 게임, 영화 리뷰

셸리 숍앤센터 리뷰 [ 전반적인 평가 + 스포일러 평가]

extraction 님의 블로그 2026. 10. 4. 23:13

전체적인 콘텐츠 한줄 평이 있습니다.

*전반적인 책의 기대를 해치고 싶지 않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오늘은

최근 읽은 책을 리뷰하려고 한다.

바로, 따끈한 신작 "셸리 숍앤센터"(나무옆의자. 26.08.24)

 

 

 

책에 등장하는 표현에 대해서

밀리의 서재에 표현이 불편하다는 글이 많았지만,
정반대였다. 이 정도 표현으로 불편해 한다고?

장르상, 이 정도는 표현이 매우 온건하고 클린편이라고 생각한다. 더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음에도 애둘러 표현한다.

다만, 이건 사람에 따라서 반응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재밌나요? 읽을까요? 말아요?

개인적으로 다른 책을 읽는 것을 권한다.

사회 구조 설정이 너무 가볍고 얕아 이야기에 몰입하기 어렵고, 작가한테 너무 편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내가 고증과 개연성에 관대한 편인데도,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반전을 둔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표현 내용을 쓰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와 달리, 프랑 설정이 작위적이고 허술해서, 메세지를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책을 읽고, 아... 그래서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게 아니라... 이게... 뭐지?

라는 생각만 남았다.

 

[오해] 책에서 웨일홀 오류율 1%에 대하여.

인스타 홍보 댓글에 1%면 지나치게 높은 확률이라는 의견이 많이 달렸다.

나도 이 책을 읽고 같은 의문이 들었으나, 책의 묘사를 보면 초기 웨일홀의 오류율이 1%라는 거지.

그 이후에는 더 내려갔다는 설정인 듯 하다.

댓글에 "이래서 문과는 SF쓰면 안돼" 이런 글들이 달리는데, 사실 작가는 서울대 수학교육과 출신이다. 

 

아래부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부족한 독서 실력이지만, 개인적으로 느꼈던, 문제점을 서술해 보겠다. 책 속 묘사와 다르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시길 바란다.

사회 설정 미흡

이 책은 여러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세계관 전반의 과학 수준과 사회 수준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크다.

 

설령 설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독자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는 수준으로, 필요할 때마다 '사실은 이런 점이 있습니다'하고 등장하는 서술 방법을 취한다.

사실 이 문제는 배경이 '대한민국'이라서 더 크게 느껴진다.

 

 배경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은 별도의 디테일한 시대상을 지칭할 필요를 덜어주지만, 독자가 살아온 배경이기 때문에 SF적 요인이 섞일 때마다, 더 디테일하고 섬세한 사회의 반응을 그려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등장하는 국가들은 대한민국과는 전혀 다르다.

가령 강아지와 고양이가 멸종했다고 단순히 '신분과 경제적 힘이 쌘 사람들의 언론플레이'만으로 프랑이 대중의 취향이 된다는 점. 강남 2구 입주민 대표가 군인이 실권자의 군인조차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모습. 대한민국 실권자 군인이 죽었는데, 단순히 귀중품을 담벼락에 둘러댄 걸로 군인들이 진입 작전 수행 중 귀중품에 눈이 팔려 저택 진입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 흑막 조해성의 주택에서 대놓고 육성으로 뒷담과 욕을하는 부하(그것도 노엘 앞에서). 그러면서 자신이 죽는 것이 가족들에게 보상이 나올태니 이득이라고 죽여달라고 말하는 여군 등 인물들의 상호 모순되는 행동들과 내가 알고있는 대한민국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수준으로 묘사된다. 이 외에 언급하지 않은 인물들의 괴이한 선택들과 사회 설정이 많다.

 

 또, 허슬에게 키나는 자신을 '흡수 내지는 기생' 가능하게 해달라고 하는데, (딱히 흡수될 키나의 동기도 잘 와닿지 않았고, 키나가 자신의 아들을 무는 장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존까지는 의학적으로 창조된 생명체라고 느껴졌다면, 이후부터는 그냥 크리처 판타지로 느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허슬이 파양되기 전 키나가 손을 써 무슨 메디컬 조치를 취한 것처럼 묘사했지만. 프랑들을 소재로 반전을 쓸려고 한다면, 적어도 어디까지가 가능한 기술이고, 어떠한 이유에서 어떤건 불가능한지를 약간이나마 언질을 줘야 반전이 나왔을 때 납득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프랑은 엄청 값비싼 자산처럼 취급되지만, 이들을 관리하지도 않고 재고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셜리 숍앤센터. 그 귀중한 웨일홀에 신체 보상을 위해 몸을 던지는 이들 조차 제대로 막지 못하는 기관. 웨일홀에서 발생하는 기관 탈락현상 때문에, 웨일홀 근처에는 대응팀이 상주해야 하는데, 나중에는 별의 별곳까지 웨일홀로 연결된다. 응급처치 설정은 어디 간 거지?

사실 이러한 점은 대한민국이 아닌 가상 세상을 배경으로 했다면, 어느 정도 디테일한 설정을 통해 해결이 가능했을 것이다. 아마 유기 애완동물이라는 소재와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더 몰입있게 전달하려고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설정한 것이라 생각한다.

평면적이고 모순적인 인물들

작가가 단순히 이 세상을 지배하는 흑막(특히 경제력이 높거나, 군인이거나, 고위층이거나 등등)을 사용하는 방식이 굉장히 올드한 것이 느껴졌다.

조해성을 대한민국 최대의 흑막이자 권력자로 만들어 놓고, 유아퇴행적인 모습으로 만들어버린다.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그렇게 중요한 프랑을 지 기분에 안 내킨다고 화장실에 처 넣으라고 한다. 그 것도 지가 몰래 만들어 놓은 웨일홀이 화장실 중 한 곳에 있는데.

조해성의 목표는 일종의 자위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때, 자위대로 로봇과 사람이 불가능한 이유를 말하는데 끔찍하다.

  • 로봇은 법적으로 절대 사람을 죽일 수 없고
  • 사람은 국가에 기록된 존재이니 결국엔 꼬리가 잡히기 마련이다.

애초에 사람은 법적으로 죽이면 안되요... 국가 최고 권력자라는 애가 한다는 소리가 로봇은 법적으로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게 말이 되나. 사람은 국가에 기록된 존재이니 결국엔 꼬리가 잡힌다. -> 이것도 걍 기록에 없는 사생아를 찾으면 될일 아닌가? 아니면 칩 박힌 프랑을 대량 생산하든가. 아니면 최면 술사인 키나를 이용하든가.

프랑의 뇌에 칩을 박아서 두번 유기되면 스스로 죽게 설정할 정도면, 그냥 인간의 뇌에도 칩을 박지... 등 여러 의문만 남는다.

애초에 군인이자 최고 권력자 캐릭터를 심각하게 하자있게 만드니까. 노엘과 허슬이 겪는 사건이 허무맹랑해진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극적 해결 남발

인물이 너무 평면적이고, 그 평면성의 한계를 관계의 극성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사실은 내가 니 애미다'. '사실을 키나가 노엘의 어미다' 등 적당히 해야되는데 이를 계속 남발한다.

게다가 키나는 최면 술사다. 그것도 자신의 애의 뇌를 바꾸기 위해 스스로 웨일홀에서 뇌를 찢을 수 있을 정도로 세뇌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개의 의문이 남는다. 그정도로 강력한 최면을 걸 수 있다면, 왜 지 애의 성격은 못 바꿔 놓는가? 두번째로. 그렇게 뇌를 갈아 끼운 그 애는 왜 성격이 바뀌지 않았나? 사실 이 두 의문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앞서 노엘의 탄생배경 만들던 미스터리 서사들이 모두 뭉개진다. 그래서 노엘은 뭔데? 창발한 자아인가?

책을 읽고

 약자를 착취하는 구조. 그 구조에 의해 처지와 대우가 결정되고, 그런 환경이 개인의 존재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그 경계를 의심해 나가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라고 생각한다.

 

 노엘은 인간과 같은 모습을 지녔지만, 탄생 원리만 다를 뿐이다. 처음 봉사단체는 인간의 모습과 같은 노엘을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여긴다. 그리고 인간으로 대우한다. 그러나 봉사시간이 끝나면 하나의 프랑으로 전락한다. 노엘이 그러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 건 단지 그런 사회 구조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프랑이 프랑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은 인간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다. 각자 프랑을 입양하거나 프랑이 프랑이어야 하는 이유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물질적으로 똑같이 '인간'으로 구성된 이들이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꼭 인간이 아니더라도, 동물들도 어찌보면 더 작은 단위에서 보면 인간과 같은 구성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이들을 구분하는 경계는 인간의 이득을 위해 유지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사고한다면. 다른 위상 개념에서 접근한다면 이런 차별적인 대우는 옳지 않아 보인다.

결국 책의 후반부에서, 그 경계는 너무나 쉽게 무너진다. 그 경계에 대해서 의심하고 생각할 때 우리는 더 많은 것들에 공감하고 숨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책의 메세지가 와닿진 않았다. 서사와 설정 등을 통해 프랑이라는 생명체를 독자에게 설득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엘의 이야기가, 허슬의 이야기가 너무 가볍게 다뤄져 버린다. 단편적인 인물들과 반전만을 위해 희생된 인물들의 서사는 후반부에 와서 물음표로 남게 된다. 그래서 노엘은 자유를 찾았다고 볼 수 있는 건가? 노엘 서사에서 프랑 서사로 넘어가는데, 메세지를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끝내고 싶어한다는 인상만 남는다.

 

 마지막 장인 '어느 시대에'와 노엘 인물 서사는 잘 와닿지 않는 세상의 철학을 들려줄 뿐, 그다지 어떤 가치도 느껴지지 않았다. 차라리 작가의 말에서 직접적으로 들려주는 경험이 더 와닿았다. 그러니까 문학으로서 기능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또, 생명 중심 사고는 좀 더 깊고 다른 방식으로 탐구 될 수 있어 보인다. 너무 얕고 피상적으로 다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책 중간중간 덮고 싶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아까워서 다 읽었다.

 

근데 읽다가 대충 읽은 부분이 많은 거 같아서 한번 더 읽었다.

 

그러지 말껄.

나의 감상 평점 [ 2/10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