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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영화 〈옵세션〉 해석과 후기: 이 비극은 정말 배어의 책임일까?

extraction 님의 블로그 2026. 9. 18. 21:57

영화 평가!

매우 재밌게 영화를 보았다.

일단 영화는 전체적으로 비극이다. 간혹 다른 리뷰에서 특정 인물들이 악인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런 해석에 단호히 반대한다. 이 영화는 증폭에 관한 이야기 이고, 이것이 누구의 책임 소재로 연결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집착은 어디에서 왔는가? - 소원은 문제가 있는가?

 감독은 단지 배어가 소원을 어리석게 빌어서 이런 사단이 일어났다고 밝힌 바있다. 그러니, 이 소원 마법이 단순한 ‘원숭이 손’이 아니라는 것이다. 10만 달러를 달라고 한다든가, 장난감? 점술? 가게의 사장이나 어쨌든 좋은 소원을 이루면 그대로 이뤄주는 도구라고 한다.

 

 

 

 

 

 

 

 

이 입장에 대한 내 생각은

공식이 뭘 알어?

 

 

 

 사실 배어는 찌질이다. 찐따다. 부정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은 기회를 주었음에도, 망설인다. 그리고 그런 찌질하고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에 장난감이라 생각한 선물에 소원을 빈다.

 

‘그녀가 세상에서 나를 제일 좋아했으면 좋겠어’

 

배어는 이것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며, 갑작스레 적극적으로 돌변한 니키를 이때다 싶어 품에 안지도 않는다. 오히려 무서워하고, 집에 돌아가길 권유한다.

 

 좀 T적인 사고를 해보자. 이 집착은 어디서 왔을까? 나는 영화를 보면서, 실은 니키 내면에 이런 광적인 집착이 있던 건 아닐까 했다. 그러니까 니키가 사랑하는 방법이 이런 얀데레 스러운 방법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외부의 악마가 개입하지 않고, 문장 그대를 이루어지게 된다면, 오히려 이는 니키가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되게 된다.

 

그게 아니라면, 그 소원을 이용하는 초월적인 누군가(악마라든지, 다른 심령이라든지)가 있다는 것이다. 문장에서, 더 나이스하게 빌 수 있는 소원이 없다. 적어도 사랑이 관련된 소원은 전부 비도덕적이게 된다. 소원이란 원래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없는 것이 기적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 것이 아닌가. 무슨 소원 하나 빌면서 타인의 자유의지를 고려해 빌어야 하는 것인가? 그것이 불가능하길 알기에, 그저 감정을 떠나보내면서 탄식하는 것. 그게 소원을 비는 거 아닌가. 기도도 아니고.

초월적인 누군가가 없다면, 이 소원은 단순히 한 말을 들어주는 그런 심플한 함수는 아닐 것이다. 원숭이 손처럼 기능한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이다.

 

고백할 타이밍에 고백도 못하는 찐따에게, 더 순수하고 도덕적인 소원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감독의 답이 정말 아쉬웠다.

 

"알았다..." 밈으로 유명한 원숭이 손.

 

생각해보면 영화에서 초월적인 존재는 있었다.

 사라가 공원으로 부를 때, 니키가 ‘그녀’가 자고 있다.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초월적 존재는 영화상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만악의 원인은 ‘그녀’다.

 

 니키의 육체를 빼앗고 사라와 이안을 죽이고, 결국 배어의 죽음도 불러왔다. 모든 트라우마와 사회적 추궁을 받게 될 남겨진 니키까지. 결국 이 비극은 배어가 아닌, ‘그녀’의 힘에서 나온다.

난 배어에 나이브한 입장이다. (배어 말고 내가)

배어는 대응할 수 없었어.

배어가 니키의 자유의지가 아닌 것을 알았더라도, 고객센터와 통화한 내용에서 선택지는 2개 였다. 소원을 빈 당사자가 죽거나 평생 이렇게 사는 것. 배어는 나름 니키에게 죄책감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간혹 다른 사람 중에 쉽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냥 너가 죽으면 되잖아’, ‘니키를 죽여주면 되잖아’ 근데, 자신 때문에 이렇게 된 사람을. 그것도 저런 상태에서까지 사랑하는 그녀를. 죄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죽일 수 있었을까. 둘 다 살고 싶었을 것이다. 또, 그녀를 죽이면, 배어가 자유의 몸이 되는 것도 아니다. 배어의 삶 또한 망가진다. 초자연적인 상황 앞에서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탠 데(마치 이안에게 소원을 빌라는 설득에 실패하는 것처럼), 그리 쉽게 죽이는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

이안의 파티 후 자해한 니키에게, “니키처럼 굴어”는 찌질한 배어가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소심한 저항이라고 생각했다.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는 성향과 그녀를 잃지 못하는 모습이 모두 보였다.

너가 정말 니키가 아니어도, 니키처럼 행동하면 나는 아묻따 그냥 살거야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소원으로 소원을 캔슬할 수 있다는 건 가능성이지, 고객센터에서 언급한 바가 아니다. 판매점에서 한 추측일 뿐이다.

 

니키가 이상했지만, 고객센터에 전화하기 전까지는 그저 약에 의한 부작용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또 그것이 어떻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는가. 의심이 바로 생각을 바꾸진 못한다. 의심이 충분히 쌓였을 때야 생각이 바뀌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그렇게 싫었니?”

회피성향 100% 주인공은, ‘그녀’가 잠들었다며, 제발 자신을 죽여달라는 니키의 말을 듣고 이렇게 외친다.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니키한테도 ‘너가 나만 사랑하면 됐잖아’같은 찌질한 뉘양스로 응수하며 충격을 안긴다. 사실 이 부분을 이런 괴기스러운 상황에서도 니키를 놓지 못하는 배어의 집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영화를 볼 때, 그보다 배어의 찌질함에 더 포커스를 두고 보아서, 앞선 뉘양스로 들렸다.

사실 이 부분은 관객들이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배어만 쓰래기로 몰아가는 건 아쉽다.

이 영화는 멋지다. 남녀 관객이 볼 수 있는 공포의 포인트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특히, 니키의 입장에서 보면, 초자연적인 현상에 얽혀 피해만 받는 입장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엄청난 공포로 느껴질 수 있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시도로 이어지기 쉽다.

그치만, 모든 책임을 하나로 모아 배어를 엄청난 쓰래기로 만드는데, 그건 너무 편한 해석이 아닌가 싶다.

배어가 보인 대응은 타인의 입장에서 조금 불쾌할 수 있다.

그러나 배어는 그걸 실행할 능력도 되돌릴 능력도 없다. 사실 의사도 없고, 최소한의 고백조차 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반의사적으로 욕망이 증폭되는 도구를 통해 비극이 만들어졌을 뿐이다.

그런 증폭 앞에서 배어의 의지가 마치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

악인은 물건을 만들고 유통하고 판매한 사람이 아닐까.

분명 컴플레인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특히 좋은 소원을 빌지 않은 사람들. 그 중 타인의 의지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항의를 여럿 받았을 것이다. 이들을 탓해야지 배어를 탓하기에는 가혹하지 않나 싶다. 늘 그렇듯 초자연적이거나 불가역적인 상황 속에서 행동한 인물들에게 관객이 내리는 도덕적 판단은 상당히 유보될 필요가 있다.

 

 

이 영화가 사회나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준다고, 또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집착은 끔찍하다는 것. 그거 정도.

그냥 이야기 자체로 재밌지 않은가?

멀쩡해 보이는 니키가 남들 앞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둘만 남겨진 집에서는 무슨 행동을 벌일지. 등등

그 긴장감을 충분히 느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망상. 만약, ‘그녀’가 니키의 다른 인격이라면?

이안도, 사라도, 배어도 솔직히 다 이기적인 인물이다. 일정 부분 모두 집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안은 뭐 말 안해도 알겠고.

사라는 애인이 있는 배어를 유혹하고 만나자고 한다.

그렇다면 니키만 순수한 인물인가?

 

제목이 집착인 만큼. 이 광기가 ‘니키’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보일 수 있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면… 소원이 정말 문장 그대로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라면? 그러니까. 니키에게는 원래 이렇게 광적으로 사랑하는 면이 있었고, '소원'이 니키의 이런 점을 증폭시켜 하나의 인격처럼 발현하게 한 것이라면?

그러면 말이 좀 되지 않은가? 흠… 내가 앞에서 배어를 쉴드 쳐 놓고, 니키에게 이렇게 가혹한 해석을 하는 것이 좀 싸이코처럼 보일까 우려스렵다. 그래서 망상의 꼭지로 남겨두겠다.

추가로

니키와 첫 하룻밤 잠을 자고. 이안과 배어가 가게에서 대화할 때, 배어만 응시하면서 웃는게 포커스 아웃되어서 계속 보이는데,,, 그때가 제일 무서웠다.

 

 

전반적인 경험 - 8/10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