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즐겁게 한 이 게임! 그러나 이 게임의 엔딩은 여러 호불호를 비롯, 여러 논쟁을 만든다.
이 게임의 엔딩은 2가지로 갈린다. 하지만, 두 가지 엔딩 모두 멋진 세계관에 비해서 다소 어두운 결말에 도달하게 된다. 이런 어두운 결말이 철학적 메세지를 함유하거나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희생을 포함하는 경우, 납득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판타지 게임의 엔딩은 굳이? 이런 느낌의 두 엔딩을 내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해피 엔딩과 세드 엔딩. 또는 진엔딩을 두어 전달하는 방법이 있다. 이 게임의 엔딩은 마엘 엔딩의 경우 불필요한 불쾌함을 남겼고 베르소 엔딩의 경우 '원정'이라는 플레이 타임 중 대다수의 동기였던 핵심 목표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우리는 게임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고, 40~100시간 가까이 투자한 이 세계와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어한다. 이 게임의 두 엔딩은 유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는 있지만 분명한 아쉬움을 남기는 엔딩이다. 상업적이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다지 예술적이지도 못했다는게 최종 감상이다.
엔딩 분기.
마엘은 이 세계 속 페인트리스가 되어 세상을 유지하고 싶어하고, 베르소는 이 세계를 파괴하고 마엘이 알렌시아로서 다시 세상으로 나가길 희망한다.
마엘 엔딩은 마치 영원한 도피를 선택한 것처럼 보이며, 베르소의 발언을 통해 마엘이 아버지와 한 약속이 거짓일 것임을 암시한다. 이를 통해 마엘이 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어머니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현실을 외면하고 그림 세계 속에 빠져 현실의 가족들에게 상처와 부담을 주는 삶을 택하는 것이다. 또한, 삶을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베르소를 꼭두 인형처럼 살려두게 된다. 베르소의 행복이 아닌 마엘의 행복을 위해서.
베르소 엔딩은 가족의 회복처럼 보이지만, 결국 가족은 연결 고리인 베르소를 잃었으며 마엘의 상처는 회복되었는지 알 수 없다. 새로운 세상 속 루네와 시엘, 에스키에 등은 모두 소멸하고, 세상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유저들의 경험과 기억들은 의미가 퇴색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엔딩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 [다른 게임 '페르소나 5 로얄'의 베드엔딩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페인트리스’가 필요하다.
마엘의 엄마든, 마엘이든. 하지만, 이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루미나(생명력)가 필요하다. 33원정대가 페인트리스를 처치하지 않아도, 고마주로 인하여 루네, 시엘 등 이세계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알레시아로 돌아가길 거부하고, 마엘이 선택한 세상도 언젠가는 한계를 맞이할 것이다. 마엘의 건강이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엘의 엔딩이 비극으로 장식되기보다는, 뤼미에르에 남겨진 인물들의 행복한 작별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그려졌다면 훨씬 깔끔한 엔딩이 되었을 것이다. 마엘이 없었더라도 세상이 사라졌을 태니… 성공한 원정을 기리면서. 세상의 비극을 받아들여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또, 마엘의 엔딩 속에서 그녀는 창조주가 되어 이미 죽었던 인물들을 되살린다. 마엘에게 이들은 더 이상 함께 호흡하며 생사를 넘나는 전우가 아니라, 그저 피조물이 되어버린다. 마치 [페르소나 5 로얄 스포일러!] 마지막 3학년 학기 배드엔딩을 보는 기분이다. 그런 점에서 마엘 엔딩은 배드엔딩이라고 불릴 만하다.
후기
앞서 말했던 게임의 장단점에서 거의 내 감상을 말한 것 같다. 난 마엘의 엔딩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스토리에서 마엘이 초기에는 자유를 위해 어린 나이에도 원정대에 참여한 것 치고는 기억을 찾고나서는 덜 용맹해지고 회피하려는 성향 마저 찾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차라리 33원정대를 통해 성장한 마엘을 그리는 것이 뤼미에르 세상 속 사람들은 존경해주는 엔딩이 아니었을까? 작품의 두 선택지 모두 뤼미에르는 사라져야 마땅한 세계라고 암시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이런 점을 보면 리버스 1999라는 내 애착 게임 속 비오기 전 유람가이드가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다.(가상 시뮬레이션 세계 속 인물에게 인도주의적인 대우를 해야하는가 논쟁인데, 게임 세계관에 어울려져서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엔딩으로 마엘 엔딩을 이해하려고 한다. 마엘이 아버지의 믿음에 부응해, 언젠가는 뤼미에르를 떠날 것이라고. 그것은 비극이 아니라, 정말 회복을 위한 요양이었다고. 베르소를 보내고 세상 밖으로 모험을 결심한 '마엘'의 마음가짐을 되찾고 '알리시아'도 그럴 것이라고. 또, 앞선 원정대의 도전과 세상의 비밀을 파해 친 것을 축복하며 마지막을 마지하는 원정대원들의 인사를 맞이할 것이라고.
'독서, 게임,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셸리 숍앤센터 리뷰 [ 전반적인 평가 + 스포일러 평가] (0) | 2026.10.04 |
|---|---|
| [스포일러 주의] 영화 〈옵세션〉 해석과 후기: 이 비극은 정말 배어의 책임일까? (1) | 2026.09.18 |
| [스포일러 주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후기 (0) | 2026.09.06 |